2026.06.26
6월 개발 일지
사실 5월부터 6월까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.
게임은 데이터만 채워 넣으면 데모를 만들 수 있는 상태였는데 계속 하나의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.
“이거 게임 같지가 않은데?”
UI 문제인가 싶어서 바꿔도 보고, 효과를 넣어도 보고, 효과음을 추가도 해보고..
그때는 계속 겉모습만 고치려고 했던 것 같다.
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피드백의 문제였다.
그래서 그걸 해결하려고 스토리를 보강하기 시작했다.
5월은 솔직히 조금 회피하기도 했고
6월에는 머리를 아무리 굴려도 답이 안 나와서 일단 데이터를 채워 넣고 데모를 돌려봤다.
그런데…
이건 게임이 아니었다.
진짜 업무 툴을 쓰는 느낌이었다.
무엇을 바꿔야 할지도 잘 모르겠었다.
참고용으로 사놓은 게임들도 정작 플레이는 안 하고 쌓여만 있었고..
그러던 와중에 조금 색다른 자극을 받고 싶었다.
사실 반쯤은 컴퓨터 안 보는 취미 하나 만들고 싶어서 시작한 건데 보드게임을 하면서 의외로 많은 걸 배웠다.
테라포밍 마스는 익숙한 자원 관리 게임이었지만 그만큼 적응도 쉬웠고 고전다운 재미가 있었다.
반면 윙스팬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.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유는 단순했다.
즉각적인 피드백의 부족.
새를 놓는 행위 자체가 나에게는 보상이 아니었고
긴 플레이 시간 동안 마지막 점수 계산만 바라보며 게임을 계속하기엔 동기가 부족했다.
그 후 다시 내 게임을 바라봤다.
효과를 화려하게 넣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.
계속 고민했지만 정작 내가 말하는 게임성이 무엇인지도 명확하지 않았다.
그러다 우연히 과거의 내가 적어뒀던 게임평들을 다시 보게 됐다.
그리고 그 순간 부족했던 부분이 보였다.
게임성은 결국 루프였다.
내 게임은 컨셉도 좋았고 테마도 좋았다.
하지만 플레이어를 계속 움직이게 만드는 루프가 없었다.
스토리만으로 커버될 거라는 내 생각이 너무 안일했다.
예전에 내가 다른 게임들을 하면서 짚었던 바로 그 부분이었다.
플레이어가 선택하고 그 선택이 계속 이어지게 만드는 루프의 부재.
원인을 찾고 나니 피벗은 오히려 쉬웠다.
구조적으로 재미를 만들기 어려운 요소는 과감히 걷어내고 조금 더 인간 냄새 나는 방향으로 바꾸기로 했다.
원래는
- 9월 알파 버전
- 10월 스팀 페이지 공개
- 내년 3월 출시
를 생각하고 있었다.
하지만 지금은 차라리 출시를 내년 7월 정도까지 미루더라도 더 제대로 만드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.
오히려 구조를 바꾸면서 자잘한 도트 작업은 줄어들 수도 있어서 실제 일정은 더 앞당겨질 수도 있고..
최근에는 마케팅도 많이 공부하고 있다.
생각보다 배포용 자료를 미리 준비하는 게 정말 중요하더라.
언더독 풋살은 완전히 실패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.
첫 작품으로 다른 개발자들과 번들도 만들어 봤고, 스트리머에게 직접 연락도 해봤다.
생각보다 많은 경험을 남겨 준 프로젝트였다.
그래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실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반복하지 않으려고 한다.
아무튼 개발일지를 조금이라도 적어보고 싶었는데 남들처럼 멋있게 쓰는 건 도무지 안 되겠고..
그냥 내 스타일대로 이런 주저리라도 하나씩 남겨보면 어떨까 싶어서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.